“뜨신 커피 주이소~” 오늘도 마을 삼촌의 주문으로 카페 아침을 연다. 여기서 아메리카노는 뜨신 커피, 차븐 커피로 불린다. 달달한 커피는 바닐라라떼, 커피 안 들어간 커피는 고구마라떼, 어려운 커피는 아포카토다. “뭐 이른 걸 시키노. 으르운 거 묵는다 참.” 하는..
이제 병원과 대중교통을 제외하고는 드디어,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의 습격으로 평범하게 보내왔던 일상이 사라졌을 때 우리는 무척 당황했었지만, 3년이란 시간동안 엎어지고 자빠지고 하면서도 견디면서 살아내었다. 소소한 일상, 곁에 있는 사람들, 내가 누려..
수구초심(首丘初心). 고행에 가까운 명절날 ‘민족의 대이동’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명징한 단어가 아닌가 싶다. 설날 같은 명절이 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고사성어다. 주나라의 개국공신 강태공이 제나라의 제후가 되어 타지에서 성공적인 삶을 마쳤지만, 죽어서는 고향 땅 ..
인도 남부에는 오로빌이라는 국제 공동체가 있다. 이 공동체엔 현재 50 여 개 국적의 사람들이 자원봉사 자격으로 거주하고 있다. 거주자 뿐 아니라 자원봉사 또는 방문 체험을 위해 세계 각지에 들어온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오로빌은 ..
30년 전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예금금리가 12%였다. 1억원을 예금하면 매달 100만원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는데 나도 노후에는 매달 100만원의 이자를 받으면서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2022년 1월의 예금금리가 1% 수준으로 1억원에 대한 예..
새해를 맞는 것은 새로운 숫자를 쌓는 일이다. 2023년의 문 앞에 서는 순간 365일의 장엄한 시간을 쌓았던 2022년을 잠시 뒤돌아본다. 그 쌓인 날들의 틈바구니에서 부서지고 흩어져 잔해가 된 말들의 공허함이 먼저 밟히고 그 말들이 뒤척이며 일으킨 무수한 잡음들이..
예순을 넘어 이제 일흔을 향해가고 있는 나는 언제 노인의 나이가 되었던가? 해가 바뀌면 사람들은 한 살 더 먹는다고 한다. 어려서는 한해가 너무 멀어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왜 이렇게 세월이 빨리 흘러가는지 알 가 없다고들 하는 나..
독서가 우리에게 주는 이로운 점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아직 사고력이나 판단력이 미성숙한 아이들은 더더욱 어른들의 도서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책을 어떻게 고르고 어떤 책을 고를까 하는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
서울을 떠나 함양에 정주(定住)한 지 만 10년이 지났습니다. 이런저런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인생은 해석”이란 게 필자의 지론인지라 함양으로의 귀촌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어설픈 농사 흉내를 내며 물, 바람, 풀하고 싸워도 보고, 귀농인들의 어려움을..
작년 이맘 때 받은 농협 달력이 이제 한 장 남았다. 정신없이 일상을 달려온 사람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밭에서는 겨우내 먹을 김장을 위해 배추 무를 뽑는 일손이 바쁘다. 우리 예술인들도 바쁘다. 여기저기서 공연과 전시가 한창이다. 전문 ..
뇌관을 살짝 건드렸다. 그동안 누구도 언급하지 못했던 ‘지방도 1023호선 미 연결 벽소령 구간 개설’ 문제를 진병영 함양군수가 처음으로 공론화한 이야기다. 생태의 보고 국립공원 지리산을 관통해야 하는 난제 중의 난제여서 고차원 방정식의 해법이 필요해 그동안 금기시되..
1920년경 호주에서 처음 만들어진 경운기는 전통 농업에서 소가 하던 일들을 대신하는 농기계이다. 단단하여 큰 고장이 적고 관리를 잘 하면 오랫동안 사용하는 대표적인 농업용 농기계다. 경운기는 논과 밭을 가는 쟁기 작업, 로터리 작업, 운반 작업, 농약살포 작업, 물..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훈민정음이 1443년(세종25년) 처음으로 닿소리 17자와 홑소리 11자 등 28자로 창시되어 약 3년간의 시험기간을 거쳐 1446년 9월 공포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반대해온 신하들도 많았고, 우리민족의 치욕적인 일제강점기에도 한글을..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의례를 진행한다. 오늘 아침 내게 맞는 커피는 캡슐인가, 핸드 드립인가, 캡슐이라면 이스탄불인가 리우데자네이루인가를 견주다가 마음이 가는 쪽을 택해 커피를 내린다. 커피를 내리는 것은 매일 반복되는 새벽의 의례다. 그동안 이런저런 글에서 이 루틴..
늙지 않는 사람은 있을까? 늙고 싶은 사람은 있을까?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자마자 나이를 먹게 되고 성장기를 거쳐 노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과거에 비해 영양가 높은 풍부한 먹거리와 의학 기술의 발달로 사람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이제 더 이상 오래 사는 양적인 삶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시작되면서 제대로 조문을 했는지 말이 많더니 사소한? 말실수는 동맹을 훼손하고 국익을 해하는 비속어 파문으로 번지고 급기야 대통령의 혼잣말이 바이든으로 들리면 좌파, 날리면으로 들으면 우파가 되어 전 국민이 참전하는 정쟁이 벌어졌다. 물가는 뛰어..
도시의 급격한 발전으로 물질만능주의 속에 점점 삶에 지친 도시 사람들이 농촌에서의 삶을 꿈꾸기도 하고 실행에 옮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함양 상림 관광 왔다가 상림에 매료되어 이곳으로 터전을 옮기는 귀농, 귀촌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귀촌하여도 도시에서처럼..
함양군은 요즘 축제 분위기다. 진병영 군수 취임 이후 처음 개막한 산삼축제와 대봉산휴양밸 리가 추석 연휴 흥행에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사흘간의 휴장에도 불구하고 산삼축제장에는 19만 여명이 다녀가 지역 농특산물 16억 원 어치를 팔아 모처..
한 인도 여성을 알고 지낸지 벌써 15년인가 보다. 인도의 오로빌과 한국의 함양을 오가면서 삶을 챙기느라 어느 사이 나는 인도에도 집 한 채가 있고 오로빌에도 집 한 채가 있게 되었다. 이렇게 바다 건너 두 개의 집과 생활을 꾸려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내 옆에 마리라..
지인으로부터 자신의 신용등급을 상향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정확한 기준을 알아서 그 평가 기준에 맞추어 금융거래를 하고 신용등급을 올려 대출 가능 한도를 높이고 싶다는 것이다. 나 역시 구체적인 신용평가 기준이 궁금하여 관련 법률과 자료를 ..